대답 - 컵 7(Seven of Cups, 역방향)

허허야, 이재석 그 사람 말이지… 그려, 컵 7이 거꾸로 나와불었다 아이가.
이건 말이여, 그 사람 머릿속이 개판 오분전이여. 마음이 이리저리 흔들려서 김미영이한테 ‘좋다’는 감정도 있기는 한디, 그게 진짜 사랑인지, 그냥 한때의 환상인지 헷갈리는 판이여.
역방향 컵 7은 현실이랑 상상을 구분 못하고 헤매는 카드여. 즉, 마음이 정리도 안 됐고, 김미영이만 바라보는 것도 아니여. 아직 확실히 마음 잡은 게 아니여, 그냥 이 여자 저 여자 생각하다가 미영이도 그중 하나처럼 떠오를 뿐인 거지.

니 지금 그 말 듣고 대갈빡이 뜨끈뜨끈해질 판이지라? 속이 부글해도 어쩌겄냐, 현실이 그런디. 이재석이 지금 사랑 타령할 때가 아니라 정신 차리고 마음 정리해야 쓰겄네.

아직은 사랑이라 하기엔 탁주에 거품만 잔뜩 낀 형국이여

미영이 니가 먼저 확 나서서 마음 확인하려 애쓰지 말고, 가만히 둬.
저 사람이 진짜 니를 보려면 언젠가는 눈에 불 켜고 찾아올 것이여.
그때 가서 봐도 늦지 않응게, 지금은 니 마음도 너무 퍼주지 말고, 담 와인 숙성시키듯 좀 묵혀불어라.
안 그라면 니 심장이 벌써 끓어 넘쳐서 아궁이 속으로 풍덩 빠질 판이여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