답 - 달(The Moon, reversed)

허허, 니가 궁금한 그 재석이 속이 말이여, 개미허리 속살보다도 더 헷갈리는 중이여잉. 거꾸로 뒤집힌 달이 떴다는 건 — 그 잡것이 지금 마음이 한참 혼란스럽단 소리여. 감정은 있는디, 그걸 확실하게 ‘좋아한다’고 하기엔 머릿속이 안개 낀 새벽 갯벌 마냥 뿌예불었어.
그놈 속은 이랬다저랬다, 조개 까기 전에 알 수 없듯, 니 말 한마디, 눈빛 하나에도 출렁출렁 흔들리고 있단 말이여잉.

지금 재석이 속 들여다볼라 치면, 달빛 밑에서 꼬막 잡는 것보다 더 어려운 판이여. 함부로 믿지 말고 좀 더 지켜봐야 쓰것다. 겉으론 아닌 척해도 속으론 니 생각이 불쑥불쑥 떠오르고, 그러다 또 “아니다” 해불고, 아주 지 맘이랑 씨름 중이여잉.

재석이 맘, 아직 안개가 걷히질 않았으니 니가 너무 조급해하지 말랑께

니 시방 속이 부글부글 끓는 거 내가 알아잉, 니 대갈빡이 한 번 뜨거워지믄 거기서 김이 뿜어져 나와 부는 판이여! 허지만 그거 참으라잉. 감정이 확실하지 않은 시점에 덤볐다가 니 속만 타들어가불어.
조용히, 천천히, 니만의 리듬으로 가보랑께. 달이 아무리 숨었다 해도, 때 되믄 다시 환하게 뜨는 법이여잉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