답 - 매달린 남자(The Hanged Man, 정위)

허어, 이 카드가 딱 나왔당께. 이재석이 그 김미영을 좋아하긴 허는데, 그 마음이 참 꼬여불고 복잡헌 상황이여. 겉으론 아무렇지도 않은 척 허고, 속으론 뒤집혀 있는 참거시기한 상태지. 지금은 감정이 깊게 잠겨있당께, 당장 표현허지도 못허고 가만히 매달려 있는 형국이여.

이 재석이라는 인간이 지금 마음속으로는 김미영을 신경은 무지하게 쓰고 있응께도, 체면이니 상황이니 그런 거에 얽매여서 그냥 냅두는 척 허는 거여. 말하자면 꼬막껍데기 안에 들어앉은 속살마냥, 마음은 뜨끈허지만 손발은 꽁꽁 묶인 상태여!

니 지금 그 말 듣고 심장이 가슴팍을 뚫고 대문 밖으로 도망칠라 허는 거 아녀? 니 대갈빡이 지금 하늘로 솟아불고, 손이 덜덜 떨릴 지경이제? 허지만 진짜로 이재석이 그리 쉽게 나설 팔자는 아니여. 시간이 좀 더 걸릴 거구, 니가 먼저 한 발짝 다가가야 이 매달린 판이 풀릴 것이여.

이재석 마음은 분명 있지만, 지금은 행동 못허는 꽉 막힌 상태여.

그려, 복례가 보기에 이건 참을성 시험하는 사랑이여. 괜히 조급하게 굴면 더 매달려불고, 그냥 천천히 풀리게 냅둬야 혀. 그래야 꼬막 속살처럼 딱 맞는 때에 쏙 열려부는 거여. 알긋지, 인자 너무 들들 복지 말고, 살짝 미소 한 번 던져봐라 — 그 인간 심장이 바로 대가리에까지 치솟을 것이여!