현재 - 컵의 기사 (Knight of Cups, 역방향)

허허, 이 카드 딱 보니 말이여… 곽순경 어머님 둘째 아들님하고의 만남이, 겉으론 달달허고 감정적이지만 속으론 영 시끄럽고 헷갈리는 관계여. 컵의 기사 거꾸로 뜨믄, 마음은 있는데 표현이 어설프거나, 감정이 왔다 갔다 허는 양반이 나타난다는 거여. 말이 달처럼 고운데, 행동은 꼭 술취한 꼬막장수처럼 좌우로 삐딱허게 가불지.

이게 시방 감정의 균형이 깨져불었단 소리여. 한쪽은 마음이 넘치고, 한쪽은 도무지 감당을 못허고 허둥대는 형국이여. 너도 마음이 흔들리는 모양인데, 그 마음 너무 들이대면 상대가 금세 뒷걸음질 칠 수도 있응께 조심혀.

니 지금 가슴팍이 콩닥거리다가도 갑자기 심장이 뒤집혀 불 판이여, 혀가 입안에서 360도로 도는 기세여잉! 일단 마음을 한 숨 꾹 눌러놓고, 천천히 관찰혀. 그 양반이 진심인지, 그냥 감정놀음인지, 그 눈깔 번쩍 뜨고 살펴야혀.

“그 만남, 달콤허게만 보이지만 감정의 안개가 자욱한 판이여.”

지금은 허둥지둥 마음이 앞서지만, 서두르지 말고 부드럽게 흘려부러. 사람이 진심으로 다가오면 눈빛에서 빛이 나고, 거짓은 냄새부터 달라. 니 혀끝에 감정 얹지 말고, 눈으로 마음을 봐야혀. 인자는 벌교 갯벌처럼 진득하게 기다려불어야, 진짜 꼬막 같은 인연이 잡힌다 아이가.